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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늉의 연구일지
나이롱 환자 이야기 - 맹장 수술(충수돌기 절제술) 3편(재입원 1편) 본문
퇴원 이후 한동안 미열은 있었으나 약도 먹고 요양을 잘 한 관계로 하루 이틀 새에 발열은 사라졌다. 여전히 코어는 아프지만 하루하루 지날수록 아픔은 사라졌다.
퇴원하는 날 의사 선생님이 드레싱을 다시해주면서 이틀 후에 아무 외과에 가서 소독을 받고 주말 정도에 봉합사를 풀어도 된다는 말을 들었다. 정확한건 아니나 유튜브나 하이닥 같은 여러 검색을 통해 알아본 바로는 배 부분은 수술 후 7~10일 정도 후에 푼다고 한다. 방수 밴드를 붙여주셔서 샤워를 해도 된다고 하여 퇴원 후 조심조심하면서 샤워도 할 수 있었다.
중요한 건 퇴원 후 첫 소독을 하러 간 날이었다. 평소에 병원에 잘 다니는 편이 아니고 아직 걸을 때 코어가 아프기에 최대한 가까운데 있는 정형외과를 선택해서 소독을 받으러 갔다.
1차 소독
평소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게 아니어서 몰랐으나 개인병원의 대부분은 정형외과 아니면 신경외과이다. 그게 왜 중요한지는 나중에 설명하도록 하겠다. 병원에 접수를 하고 진료실에 들어가서 앉아서 소독받으러 왔다고 했더니 3초 만에 의사 선생님이 말 한마디 없이 손짓으로 나가라고 하면서 '나가서 기다려'라고 반말을 했다. 내가 초등학생도 아니고 나이가 서른이 넘어서도 이러는구나.......
그리고 진료실에 누워 배를 까니까 여자 간호사(간호조무사 인거 같다)가 당황해했다. 결국 소독받기 전에 일부 밴드(3개 중 2개)는 내가 손으로 밴드를 제거했다(셀프 진료!). 그리고 의사 선생님이 오시더니 이러면서 나한테 옷 좀 똑바로 잡고 있으라고 반말로 타박하더니 뭐 내가 관리를 똑바로 안 하고 방수 밴드를 붙여 놓아서 염증 생겼다고 이러면서 대충 알코올 솜으로 봉합 부위에 톡톡톡 세번 닦더니(이것도 과장이 아니라 진짜다) "내일 또 와"(참고로 이것도 반말로) 이러고 나서는 나가버렸다. 이후 남자 간호사가 드레싱 밴드를 붙여주고 진료가 끝났다.
나는 그냥 붙여준 밴드를 그대로 두기만 했는데..... 여러모로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
2차 소독
퇴원한지 3일 만에 출근했다. 이건 뭐 어쩔 수 없었다. 하루만 나가면 되면 주말이니 뭐..
2차 소독은 그 병원이 아닌 직장 근처 다른 정형외과에서 소독을 받았다. 여기는 뭐 존댓말로 하시긴 했지만 소독 방법은 뭐 결국 톡톡톡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봉합사 제거
주말이라 아침에 가서 봉합사를 제거했다. 2차 소독한 그곳에서 봉합사를 제거했다. 근데 봉합사를 제거하면서 의사 선생님이 "봉합사를 제거해달라고 하니 해주는데....." 이러면서 나중에 후시딘, 마데카솔, 빨간약 같은 걸로 소독을 하라고 하시면서 드레싱 밴드를 붙여줬다. 샤워는 이틀 후부터 가능하다고 하여 나름 주말에 물 한 방울 안 묻히고 살았다.
외래 진료(1차)
월요일에는 샤워하고 후시딘을 바르고 출근했다. 후시딘을 바를 때 보니 약간 진물이 나고 노란 고름 같은게 나오는 게 보였는데 수술이 처음이니 뭘 알겠나.. 내일이 외래 진료니 하루만 참자라는 생각으로 있었다. 근데 자꾸 옷에 쓸려서 봉합 부위가 아파서 퇴근할 때 드레싱 밴드를 사서 씻고 후시딘을 바르고 붙이니 좀 살 거 같았다.
드디어 외래 진료 당일.
의사 선생님이 오셔서 누워 보라고 하셨다. 몇 번 해봤다고 익숙해져서 주인을 본 강아지 마냥 누워서 배를 까는 일은 전혀 부끄럽지 않다. 혹시 물이 닿은 적 있느냐고 물어보셔서 그렇다고 했더니 별 말없이 소독을 시작하셨다. 톡톡톡이 아닌 매우 아팠던 10분 정도의 소독이 끝난 뒤 별말 없이 내일도 올 수 있냐고 물어보셔서 알겠다고 하고 다시 외래를 잡고 돌아갔다.
외래진료(2차)
또 별다른 말 없이 소독을 하시다가 몇 마디 하셨다. 아마 내 수술에 들어오셨던 분인거 같다. 말을 빨리하셔서 정확하게 들은 것은 아니나 정리하면 이런 내용이다
1) 수술 시 맹장이 아주 약간 터진 상태였다. 보통 이런 경우는 봉합 부위의 예후?가 좋지 않은 경우가 좀 있다. 그게 나다.
2) 입원 하기는 싫으실거 같으니, 외래로 일단 며칠 봐야 할 거 같다.
3) 봉합 부위는 염증 때문에 다시 뜯어뒀다. 내일도 와서 한 번 보자
이 모든걸 소울 리스한 말투와 표정으로 읊조리셨다. 앞으로 이 의사 선생님을 소울님이라고 부르겠다. 나름 앞으로 일주일간 주치의?를 해주시는 고마운 분이다.
오늘은 무려 소독만 15분이 걸렸다.
개인 정형외과에서 소독은 1분에 7200원이었는데 여기는 10분 넘게 봐주는데 29000원 밖에 내지 않았다. 왜 나이 드신 분들이 아프면 대학병원에 가는가를 알 수 있었다. 병원 가서 별 설명 없이 주사 맞고 약을 타는 수준이 아니고 진짜 진료를 받는 기분이었다. 진료받는 과정에서 내가 왜 아프고 어디가 아픈지 말을 듣는 게 얼마나 안심이 되는지 모른다. 문득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의사, 간호사님들에게 바라는 게 '친절'이 아니라 '설명'이라는 것을. 소울리스여도 괜찮다. 이미 나는 충분히 진료를 받았다.
진료를 받고 나갈 때 '감사합니다'라고 말하고 나왔다. 소울님은 여전히 소울 리스하게 '네'라고 단답으로 대답하셨다.
외래진료(3차)
많이 나아졌다고 소울님이 말씀하셨다. 오늘 소독은 유독 아팠다 매우 깊은 곳에서부터 나오는 고통이었다. 이날도 또 소울 리스한 설명을 들었는데 그중 하나가 이거였다.
'혹시 집이나 직중 주변에 대장, 항문외과 있으시면 그런 로컬 병원에서 소독을 받으시면 되겠다. 거기도 외과 의사 선생님들이시니 소독받을 수 있다.'
여러 이유 설명 없이 이런 말을 하셨다. 나중에 퇴원하는 날 이유를 들었는데,
'아무래도 정형외과보다는 맹장이나 대장 수술 같은 건 대장, 항문 외과에서 더 잘 보실 수 있어서 그렇다'는 이유를 들을 수 있었다.
외래진료(4차)
오늘 소독을 해주시다가 결국 한 마디 하셨다. 입원 가능하냐고. 후우.... 그렇다 결국 입원을 하게 된 것이다. 알겠다고 말씀드리고 여러 절차를 안내받았다.
1) 코로나 확진 후 45일 이상 지났으니 PCR 검사를 받고 결과 문자를 보여줘야 입원이 가능하다.
2) 오늘 입원하시려면 5시까지는 오셔야 한다.
이때가 11시 20분 정도였다. 직장으로 돌아가 PCR 검사를 비롯해, 부장님들과 병가 협의 등 나의 신변을 정리하고 배에 나있는 염증 때문에 결국 재입원을 하게 되었다.
당일 결국 6시 30분에 PCR 음성 문자가 와서 응급실을 통해(진료 시간 이후여서) 입원했다. 운명의 장난인지 입원한 병동은 내가 퇴원했던 46 병동이었다. 간호사님들 얼굴을 보기가 참 부끄러웠다. 일부 간호사님들은 "아~ 김 숭늉님" 하시면서 알아보시더라. 내가 저번 입원에서 잘 못한 게 있었을까....
이렇게 배에난 염증 하나로 입원한 나이롱환자의 재입원 생활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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