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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나이롱 환자 이야기 (4)
숭늉의 연구일지
입원을 위해서는 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 당일 입원을 위해 엄청난 PCR 진단 속도를 자랑한다는 병원으로 가서 12시에 검사를 받고 4시~5시 정도면 결과 문자가 갈 거라는 이야기를 듣고 스무스한 입원을 생각하고 5시에 당당히 입원을 하러 외래 창구를 향했다. 하지만 결국 문자는 외래가 끝나는 5시 30분까지 오지 않았고 나는 바리바리 싸온 짐을 들고 응급실로 향했다. (외래 시간 이후에는 응급실에서 병원 업무를 하는 걸로 보인다.) 그리고 입원 결정서를 들고 하염없이 문자를 기다리면서 편의점에서 삼각김밥과 초코우유로 저녁을 때웠다. 드디어 6시 30분 PCR 음성 문자를 받고 응급실에서 입원 수속을 한 뒤, 46병동으로 향했다. 조금 뻘쭘한 기분으로 46병동에 도착하니, 어떤 연유에서인지 내가 입원..
퇴원 이후 한동안 미열은 있었으나 약도 먹고 요양을 잘 한 관계로 하루 이틀 새에 발열은 사라졌다. 여전히 코어는 아프지만 하루하루 지날수록 아픔은 사라졌다. 퇴원하는 날 의사 선생님이 드레싱을 다시해주면서 이틀 후에 아무 외과에 가서 소독을 받고 주말 정도에 봉합사를 풀어도 된다는 말을 들었다. 정확한건 아니나 유튜브나 하이닥 같은 여러 검색을 통해 알아본 바로는 배 부분은 수술 후 7~10일 정도 후에 푼다고 한다. 방수 밴드를 붙여주셔서 샤워를 해도 된다고 하여 퇴원 후 조심조심하면서 샤워도 할 수 있었다. 중요한 건 퇴원 후 첫 소독을 하러 간 날이었다. 평소에 병원에 잘 다니는 편이 아니고 아직 걸을 때 코어가 아프기에 최대한 가까운데 있는 정형외과를 선택해서 소독을 받으러 갔다. 1차 소독 평..
배신감이 들었다. TV에서는 수술 전에 '마취 들어갑니다~' 라며 안내해주던데 그런 것도 없이 그냥 훅 가버렸다가 2시간이 지나버린 것이다. 나중에 퇴원하고 들은바로는 원래 마취 전에 뭘 물고 마스크 같은걸 쓴다는데 아마 내가 그런 행동을 했지만 전신마취 때문에 그 부분은 기억이 없었을 수도 있다는 전신 마취 경험자의 이야기를 들었다. 입원 1일차 그렇게 깨어난 나는 몽롱하고 졸린 상황에서도 혼자 회복실에서 다른 침상으로 직접 이동해 누워 어디론가 실려갔다. 병실에 들어와서 시간을 확인하니 오후 5시였다. 안 그래도 마취 때문에 졸린데 12시까지 잠도 못 자게 계속 깨웠다. 마취에 깨려면 어쩔 수 없다고 한다. 몽롱한 느낌, 졸린 느낌, 힘을 줄 때마다 아파 죽을 거 같은 배, 불편한 침상, 고열 등 여..
때는 9월 초 태풍 힌남노가 우리 도시를 지나간다는 때였다. 내가 사는 도시는 온갖 자연재해가 비껴나간다는 축복의 도시답게 난리가 난 경남, 부산과는 달리 맑고 잔잔한 날씨였다. D-4 회사 사람들과 점심으로 덮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며 꾸벅꾸벅 졸다가 명치가 조금 아픈것을 느꼈다. 안그래도 덮밥이 좀 기름지고 양이 많았는데 음식이 앞에서 있으면 다 먹는 환경 운동가인 나는 종종 이런 경우가 있기에, '좀 무리했나'라는 생각을 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다. D-2 그런데 이 명치의 뻐근함과 아픔이 몇 일이 지나도 가시지 않는 것이다. 병원가는 것도 귀찮고 병원에 가도 CT 사진을 찍거나 혈액검사를 하는 게 아니면 보통 개인병원 의사 선생님들은 명쾌하게 답을 알려주지 않고 약만 주시기에 위염 약이나 사서 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