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늉의 연구일지

여행: 제주도 일주일 살기 8) 제주도 6일차: 허니문 하우스, 정방폭포, 스틸네거티브 클럽, 제주 제트, 숙성도 중문점, 바다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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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제주도 일주일 살기 8) 제주도 6일차: 허니문 하우스, 정방폭포, 스틸네거티브 클럽, 제주 제트, 숙성도 중문점, 바다다

OrtSol 2021. 12. 27.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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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여행 7일 차

제주여행 7일 차 코스 (찐 제주여행 6일 차)
허니문하우스 카페 - 정방 폭포 - 스틸 네거티브 클럽 - 중문해수욕장 - 제주제트 - 숙성도 중문점 - 바다다 - 숙소

 

1. 허니문 하우스(http://naver.me/5nDTFREU)

흐린 듯 맑은 듯 더운 듯 습한 듯 뭐 그런 날이었다. 지난 5일간의 제주 여행에서 카페를 두 군데밖에 안 갔는데 나 혼자 즐거워하느라 S와 카페를 다닐 생각을 못했다. 나쁜 놈이 따로 없다. 그리하여 오늘은 3카페 일정을 잡았다. 모두들 평소에 잘하도록 하자.

허니문 하우스는 리조트를 개조하여 만든 카페이다. 리조트 전 지역의 건물을 카페로 사용하는 것은 아니고 바다에 접해있는 건물만 카페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내부에 조경들은 관리를 하는 듯 하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첫 번째 카페 허니문 하우스는 당시 제주도의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한 고급 리조트가 아니었을까 추측이 된다. 이름부터가 외국물 느낌이지 않은가.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조경을 보며 슬슬 걸어가다 보면 카페가 보인다. 카페로 가는 길은 2개가 있으니 오며 가며 다른 길을 가도 괜찮다.

주차장에서 카페로 향하는 여정

주차장에서 카페까지 걸어서 좀 거리가 있다. 하지만 조경이 잘 관리되어 있어서 산책하는 느낌으로 가면 괜찮다.

카페에 거의 다 왔을 때쯤 나오는 길이 인스타에서 사진으로 많이 올라오는 곳이다. 또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왼쪽) 그 인스타 스팟 (오른쪽) 카페 가는 길

오픈 시간에 맞춰서 카페에 들어섰다. 아침으로 카페에서 커피와 샌드위치를 먹으려는 사람들이 많은데 주문하고 카페 밖에 있는 테이블에 앉거나 내부에 있어도 된다. 내부에 허니문 하우스의 역사와 관련된 리플릿들이 있어서 읽어보니 정말 리조트 건물이 맞았다.

카페 외부 바다뷰가 아주 좋은 곳이다.

이 카페 앞에 조성된 길이 올레길 6코스이다. 나는 전혀 몰랐으나 나무에 걸린 리본을 보고 S가 올레길 코스라고 알려줬다. 나중에 찾은거지만 실제 올레길 6코스 표지판도 있다. 야외 테이블에 앉아 있다 보면 배낭을 메고 올레길을 걷는 분들이 종종 지나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왼쪽) 올레길 코스 리본 (오른쪽) 올레길 코스 표지판

카페에서 아메리카노와 샌드위치를 시켜서 한참 앉아서 바다를 보고 있었다. 아주 여유로운 아침이었다. 

(왼쪽) 커피와 BLT 샌드위치 (오른쪽) 나무 아래에 있는 야외 테이블과 의자

돌아가는 길, 과거 신혼 부부들이 많이 찍었다는 허니문 하우스의 시그니처인 하트 그네에서 사진을 찍었다.

(왼쪽) 카페 앞에 조성된 올레길 6코스를 조금 걸어가면 (오른쪽) 하트 그네가 나온다

그때의 느낌을 살리려고 한 의도는 아니었지만 S가 가져온 필름 카메라로 엄마와 여행을 온 초등학생 남자아이에게 사진을 부탁을 했는데 아주아주 맘에 드는 사진이 나와버렸다.

요즘 사진기와 핸드폰으로는 담을 수 없는 감성이 사진에 스며들어 과거로 타임리프를 해버렸다. 여행에 다녀온지 4개월이 넘었지만 아직도 이 사진을 보면 흐뭇하기 그지없다. 다음은 더위를 날려줄 물줄기를 보러 갈 시간이다.

 

2. 정방 폭포(http://naver.me/G6DlC8sO)

서귀포의 여러 폭포 중 가장 접근성이 좋은 곳이다. 특이한건 정방 폭포는 바다와 천(川)이 접해 있는 곳에 위치한다. 그래서 그런지 폭포에 가보면 한쪽에서는 폭포 소리가 다른 한쪽에서는 파도 소리가 들리는 특이한 지형이다.

정방 폭포 매표소 앞에 주차장이 제법 크게 있으니 주차 걱정은 안 해도 된다. 입장료를 내고 폭포를 향해가는 길이 있는데 이상하게 거기는 에어컨을 틀어둔 거 마냥 시원하다. 이날은 매우 더웠음에도 그랬다.

매표소 부근에서 본 정방 폭포의 모습

정방 폭포에 가면 사람드리 사진을 찍는 높은 바위가 있는데 거기서 너도 나도 사진을 찍는다. 뒷분에게 찍어달라고 부탁하면 잘 찍어주신다. 내 앞에 있는 어느 가족사진을 찍어줬는데 이후 그 가족 중 한 분이 나와 S도 찍어주셨다. 아주 맘에 드는 사진이 나왔다.

가까이서 본 정방폭포의 모습

강과 바다의 경계는 알 수 없다. 대략 이정도는 아닐까 하는 짐작뿐이지 않을까. 과학도로서 이런 호기심을 그냥 지나갈 수 없다. 그래서 직접 마셔봤다.

직접 마셔보니 이 부분은 맹물이었다.

비린내도 안나고 맑고 시원한 물이었다.

정방폭포를 보다보니 가장 더운 시간이 되어 카페로 피신했다.

 

3. 스틸 네거티브클럽(http://naver.me/5HSEtJQE)

 

서론

카메라는 비싼 취미이다. 하지만 어느 계기로 2017년부터 지금까지 엄지발가락만 담갔는데도 300은 그냥 넘어갔다. DSLR은 렌즈가 너무 많아서 빠지면 평생 돈을 박을 거 같은 느낌에 비교적 렌즈 수가 적은 미러리스 카메라로 넘어갔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카메라는 캐논 EOS M50이다. EOS M 마운트의 렌즈는 종류가 그리 많지 않아서 돈이 여유가 좀 생길 때마다 부지런히 모아서 이제는 11-22mm, 28mm 빼고는 전부 모았다. 물론 중간에 인스픽 S 라던지 하는 서브 카메라도 샀다. 잠깐 카메라 자랑 좀 해봤다.

 

나는 전문적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찍어본 사진들에서 최고의 피사체는 역시 '사람'인 것 같다. 특히 여행에서 사람을 찍으면 그 사람만이 아니라 사지을 찍은 사람도 그 사람도 추억과 같이 찍혀 그 사진을 볼 때 나 또한 그 추억의 시공간으로 빨려 들어간다.

 

약 1년 전 S는 1회용 필름 카메라를 선물 받았다. 그 카메라를 개봉한 것이 아마 4월경 남원에 놀러 갔을 때였던 같다. 그리고 그다음 해 2월 그 카메라의 마지막 샷을 찍었다. 중간중간 놀러 갈 때마다 조금씩 사진을 찍어두었다. 그리고 인화를 하네 마네하다가 결국 그 카메라는 제주 여행을 올 때까지 방치되고 있었다.

 

S는 생일 선물로 필름 카메라를 선물 받았다. 민트색 필름 카메라이다. 내가 사진을 좋아하는 걸 알아서 그런지 S도 카메라를 들고 제주도 여행 첫날부터 오늘까지 필름 한 롤의 모든 샷을 다 찍었다. 그리고 마지막 샷은 스틸네거티브 클럽에 있는 S를 찍었다.

 

본론

스틸네거티브 클럽은 사진인화와 출력을 병행하고 있는 카페이다. 그래서 오는 손님들이 필름 카메라를 들고 오는 경우가 종종 보인다. 나와 S는 카페 오픈 시간과 동시에 필름 두 롤의 인화를 맡기고 커피와 케이크를 마시며 더운 날씨를 피해 쉬었다. 카페에는 사진과 관련된 여러 앨범도 있고 사진 방명록도 있다. 필름도 판다! 카페에서는 핸드폰 사진도 출력해주는데 맘에 드는 사진 몇 장을 인화해서 우리 사진 한 장을 사진 방명록에 넣고 왔다. 다음에 제주도에 와서 이 카페에 간다면 볼 수 있지 않을까.

사진관 카페답게 내부는 아주 괜찮다.

카페 내부 사진, 사장님의 초상권 보호를 위해 모자이크 처리하였다.

나중에 인화된 사진에서 이 카페를 배경으로 제법 잘 나온 사진들이 있었다.

제주도 필름의 마지막 샷

카페에서 충분히 휴식을 하다 인화한 사진은 나중에 메일로 보내주시겠다고 하여 인화를 맡기고 중문에 있는 제트 보트를 타러 이동하였다.

 

4. 제주 제트(http://naver.me/FeOCBkGl)

과거 일? 때문에 와서 타본 적이 있다. 당시 너무 피곤해서 제대로 느끼지 못했는데 이렇게 놀러 와서 타보니 느낌이 다르다. 제주 제트는 중문 해수욕장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업체 근처에 주차장이 있으니 주차 걱정은 안 해도 된다. 가방이나 소지품은 들고 탈 수 없으니 놓고 와야 한다.

제주 제트 매표소 부근

스틸네커티브 클럽에서 S와 쉬고 있다가 조금은 즉흥적으로 간 건데 가기 전에 네이버 예약을 통해 확인해보니 마침 당일 네이버 예약 할인 중이어서 네이버 예약으로 미리 결제하고 가서 비용을 조금 아꼈다. 구명조끼를 입고 조금 기다리면 제트 보트를 탈 수 있다. 이 날은 파도가 좀 있는 날이어서 그런지 놀이기구 타는 거처럼 상당히 재미있게 탔다. 반환 지점에서 주상절리를 보면서 풍경을 볼 수 있다. 원래 조금 흐린 날이었는데 오후에 날씨가 좋아져서 풍경이 볼 만했다.

보트에서 본 주상절리 모습

나는 롤러코스터, 바이킹 같은 다이내믹한 놀이기구는 제일 앞과 제일 뒤에는 안타는 편이다. 너무 무섭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쩌다 보니 제트 보트는 가장 앞자리에 가장자리에 앉아서 보트가 급 회전(일부러 재미있게 해주시려고 하신다) 할 때마다 바닷물을 그대로 얼굴에 뒤집어썼다. 시원하고 재미있었지만 얼굴과 머리가 엉망이 된 건 어쩔 수 없었다.

머리와 얼굴이 소금에 절여졌다

타고나면 매표소 옆에 수돗물을 씻을 수 있는 곳이 있으니 걱정 안 해도 된다. 약간 졸리는 시간에 잠이 다 깨버렸다.

이제 이번 제주 여행에서 가장 비싼 음식을 먹으러 간다.

 

5. 숙성도 중문점(http://naver.me/GkKJKnWn)

나는 남자여서 그런지는 몰라도 음식 사진은 잘 안 찍는다. 검정고무신에 나오는 바나나처럼 음식 자체가 '니들 이거 먹어봤나.' 하면서 자랑할만한 것이 아니게 되는 나이여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뭔가 원초적이고 유치한 느낌이랄까. 인스타 사진 속 음식들은 음식이 아니라 음식이 있는 그 분위기와 감성을 자랑하는 보다 복합적인 바나나 파르페 같은 느낌이 아닌가 싶다.

 

그런데 이건 원초적으로 자랑을 해야 한다. 숙성도에서 제주 흑돼지를 먹었다. 돼지고기가 1g당 100원씩 하는 곳이다.

숙성도 중문점

더 본 호텔 근처에 연돈이 있다는 건 다들 들어봤을 텐데, 그 연돈이 중문에 있다. 사실 며칠 동안 테이 블링 어플로 연돈 예약에 실패해서 그 대안으로 온 곳인데 전혀 후회하지 않았다. 숙성도 중문점도 테이블링 어플을 통해 예약이 가능하다. 그런데 오후 웨이팅은 현장 대기자를 먼저 예약을 받는다. 오후 타임이 4시 30분 오픈인데 현장 대기는 4시부터이고, 테이블 어플을 통한 웨이팅은 4시 20분부터이다. 물론 현장에서 웨이팅을 거는 것도 가능하다.

제주제트를 타고 부랴부랴 차를 타고 겨우 4시에 도착했다. 이미 현장에서 예약을 걸기 위해 많은 팀들이 대기 중이었다. S가 빠르게 움직인 덕분에 7번째로 현장 예약을 걸 수 있었다.

(왼쪽) 예약 하러 가는길 (오른쪽) 4시가 되기전에는 가게 앞 키오스크에서 예약을 걸 수 없다
예약이 되면 이렇게 카톡으로 순서 확인이 가능하다.

조금 기다릴 줄 알았는데 오픈과 동시에 거의 바로 입장했다. 오후 타임이라서 유명한 뼈 등심과 뼈 목살은 매진돼서 못 먹고 삽겹과 목살을 우선 시켰다. 시키면 직원분들이 오셔서 고기를 설명해주시고 알아서 구워주시고 먹는 방법도 알려주신다. 그냥 즐기면 된다. 직원분들이 시키는 방식으로 먹으면 그냥 맛있다.

(왼쪽) 숙성된 돼지고기들 (오른쪽) 기본찬 - 나중에 명란젓도 나온다

여기서는 돼지고기를 먹을 때 건들법한 기본 반찬과 쌈장은 건들지도 않는다. 돼지고기 맛을 버릴까 봐 그런다. 그리고 제주 특산물로 만든 장아찌와 갈치 속젓, 명란젓 등이 돼지고기와 너무 궁합이 좋다. 처음 직원분이 구워준 목살을 먹었는데 돼지고기가 소고기보다 훨씬 맛있다는 말이 이해가 갈 정도이다. 육즙이 입에서 쏟아진다는 말로 표현을 대신하겠다.

(왼쪽) 돼지고기 마블링 (오른쪽) 직원분들이 구워주시고 저렇게 이쁘게 잘라준다. 왼쪽에 있는 건 청양고추, 갈치 속젓, 명란젓이다.

또 못 먹을 것이 아쉬워서 이날 막 먹다 보니 목살 2인분, 삼겹 2인분, 된장 술밥, 갈치 속젓 비빔밥까지 전부 알차게 먹고 흐뭇하게 나왔다. 돈이 아깝지 않은 맛이었다.

 

이제는 S가 좋아하는 사과즙을 먹으러 간다.

 

6. 바다다(http://naver.me/xTeS8DTC)

중문 색달 해수욕장 근처 '더클리프' 라는 핫한 카페(저녁에는 바)가 있다. 저녁 식사 후 그곳에 가보려고 했으나 일단은 자리가 없고. 그런 힙하고 젊은? 분위기는 S와 함께 가기에는 맞지 않아서 조금 떨어진 카페 겸 바로 운영하고 있는 바다다로 갔다. 비교적 한산한 느낌의 오션뷰 카페이다.

바다다 야외 전경

일단은 살짝 더운 느낌이어서 카페 내부에서 커피와 한라봉 에이드를 시켜서 홀짝홀짝 마시며 스틸네거티브클럽에서 인화해준 사진을 보며 사과즙을 기다렸다. 인화된 사진이 정말 특이한 게 오랫동안 방치되었던 필름에서 나온 사진이 제법 힙하고 바랜 느낌이어서 맘에 들었다. 이번 제주도에서 내가 찍은 사진은 내 손가락이 여러 번 등장해서 S한테 혼나버렸다. 재미있는 건 둘 다 필카는 써보지 못해서 옛날 내 생일에 찍은 사진이 대환장 파티이다.

요리 중인 모습

뭐 이런 느낌의 사진이 10장 정도 있다. 나중에 사진과 관련된 글로 한번 써보려고 한다.

이런저런 사진을 보며 웃다가 시간이 되어 야외로 자리를 옮겨서 사과즙을 먹었다. 하지만 간과한 사실은 여기는 남쪽이어서 오션뷰 카페에서는 해가 정면으로 지는 모습을 볼 수 없는 것이다. 아쉽지만 이렇게나마 S와 사과즙을 먹었다.

카페는 7시 30분에 영업이 종료여서 끝까지 빨아먹지는 못하고 숙소로 돌아와서 쉬었다.

 

S가 나중에 말하길 오늘이 완벽한 하루였다고 한다.

그럼 나에게도 완벽한 하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