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늉의 연구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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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강원도 여행 2) 강원도 여행 1,2일차 - 1편: 학곡리 막국수 닭갈비,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 숲, 부흥식당

OrtSol 2022. 2. 8.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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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여행 1,2일 차 - 1편

강원도 여행 1,2일 차 코스
(1일 차) 출발 - 학곡리 막국수 닭갈비 - 더베네치아 스위트(숙소)
(2일 차)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 숲 - 부흥식당 - 리센 오션파크(숙소) - 보사노바 카페 - 문우당 서림 - 속초 네 컷 - 속초 중앙시장(만석 닭강정&현대 아바이순대) - 숙소

1. 출발

2020년쯤 강원도에 간 기억이 있다. 근로자의 날과 겹치는 그 상황과 지금 보다는 심하지 않았던 코로나 상황 초기 모두가 제주도를 기피하고 강원도를 선택했던 그 시기에 말이다.

그때는 전라도, 충청도, 경상도의 경계에 있는 지역에서 출발했는데, 강릉까지 무려 6시간이 걸렸다. 운전 자체를 그리 싫어하지는 않아서 나에게 2~3시간 운전은 그리 힘든 일이 아니었음에도 6시간은 벅차긴 했다. 아직도 기억하기를 원주 부근에서 영동고속도로를 진입하기까지가 2시간 20분 정도 걸렸는데(220km 정도), 거기서 강릉까지 100km를 가는데 3시간 40분이 걸렸다. 물론 그 정도의 시간을 투입해도 좋을 만큼 강원도는 정말 즐거운 곳이었다. 그날 이후 나에게 운전의 시공간 단위는 'km'에서 '강릉'으로 바뀌었다.

그 강원도를 2022년 1월 말에 갔다. 이번은 그때보다 조금 더 먼 곳에서 출발했으나 춘천까지는 약 '0.7 강릉' 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처음으로 영동고속도로를 쌩쌩 달려보았다. 직장에서 조금 일찍 조퇴하고 오후 3시에 출발하여 7시 약간 안돼서 도착했다. 처음으로 도착한 곳은 역시 닭갈비 집이다.

 

2. 학곡리막국수닭갈비(http://naver.me/GGhU7mWo)

춘천 하면 닭갈비 아니겠는가. 처음으로 온 춘천에서 닭갈비는 안 먹을 수 없다. 물론 막국수도. 주린 배를 챙겨 학곡리 막국수 닭갈비를 향했다. 가게 앞에 주차공간이 있지만 넓은 정도는 아니고 적당한 정도로 있다. S와 나는 닭갈비 2인분에 우동사리 추가, 막국수를 시켰다. 둘 다 배 터지게 먹었다. 양도 제법 있으니 2인이라면 막국수는 안 시켜도 될 듯하다.

홍보는 아니지만 나는 대학생 때부터 여기처럼 철판 닭갈비 집에 자주 다녔다. 대학생때 먹은 닭갈비 집(**고수 닭갈비)(http://naver.me/FeOXHXdW)도 제법 맛있었지만 약간은 비싸다고 느꼈는데 여기는 거기보다 더 비싸다. 그리고 차이점이라고 하면 고수 닭갈비에서는 국룰이 치즈 사리와 라면사리 추가(**개인 생각입니다)인데 여기는 둘 다 없는 것이다!

(왼쪽) 학곡리 막국수 메뉴판 (오른쪽) 기본찬 셋팅과 조리전 닭갈비 그리고 막국수

학곡리 막국수 닭갈비에는 기본찬으로 동치미가 나오는데 동치미 국물이 기가 막히다. 치킨 먹을 때 탄산음료를 먹고 리프레시하는 것처럼, 닭갈비를 먹다가 동치미 국물을 먹으면 다시 시작 가능하다. 저기 나온 동치미의 70%는 내가 먹었다.

여느 철판 닭갈비가 그렇듯 조리되는 시간을 기다리는 것이 고역이다. 너무 배고파서 막국수를 거의 먹어버렸다. 약간 남겨두고 닭갈비를 먹을 생각을 못했다. 조리는 종업원분들이 해주시는데 아주머니 한분이 내 옷을 흘깃 보고는 쿨하게 주머니에서 일회용 앞치마를 꺼내 주는 박력에 심쿵해버렸다. 필요하면 종업원 분들에게 달라고 하면 주신다.

(왼쪽) 일회용 앞치마 (중간) 닭갈비 조리 중 (오른쪽) 조리가 완료된 닭갈비

닭갈비 맛은 비싼 만큼 값을 한다. 닭갈비 하나하나가 크고 소스도 정말 맛있다. 고수 닭갈비와는 비교가 조금 어려운데 각기 다른 매력이 있기 때문이지만 고수 닭갈비보다 닭갈비 크기 자체도 크고 양도 많다. 이게 왜 계속 계속 들어가지?라는 맛이라고 생각된다. 먹다가 동치미 국물을 먹으면 기가 막히다. 내가 맛 표현은 잘 못하지만, 맛을 설명하자면 굽네치킨이 원조인가 여기가 원조인지 생각나게 하는 맛이라고 볼 수 있다. 닭갈비 자체가 굽네치킨 같은 텍스쳐?를 가진 맛인데 소스가 새롭다. 배가 불렀지만 역시 볶음밥은 참을 수 없어 1인분만 시켜서 먹었다. 이것도 맛있다. 너무 배불러서 70% 정도만 먹고 남겼다.

 

볶음밥

배부른 저녁이었다. 둔둔한 배를 부여잡고 숙소로 가서 내일을 기약했다.

 

3.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 숲(http://naver.me/FqSZwo9W)

 

1) 가는 길

(춘천 편)

겨울 눈이 오면 핫해지는 바로 그곳. 자작나무 움막이 있는 바로 그곳이다. 마침 여행 출발하기 이틀 전쯤에 눈이 와서 기쁜 마음으로 달려갔다. 춘천에서 인제 자작나무 숲까지는 2가지 경로가 있는데 하나는 서울-양양 고속도로로 가는 코스와 소양호 근처 국도로 가는 코스가 있다. 이동시간 둘 다 크게 차이는 없다. 단지 운전 난이도의 차이일 뿐이다.

나는 당연히 호반의 도시 춘천의 소양호를 보면서 가기 위해 국도를 탔다. 하지만 소양호를 보면서 가는 길을 대놓고 꼬불꼬불한 길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그 길을 타면 너무 늦을 거 같아서 그냥 국도를 타고 갔는데 그렇게 되면 춘천은 호반의 도시가 아니라 터널의 도시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소양호를 보려고만 하면 어김없이 터널을 지나게 된다.

 

(양구 편)

국도를 타고 가다 보면 양구를 거쳐 인제를 향하게 된다. 홍천도 살짝 거쳐 갔던 걸로 기억한다. 국도로 양구를 지나가다 보면 국토정중앙면을 지나게 되는데 양구가 한반도의 배꼽이라고 불리는 정중앙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중에서 국토정중앙면에 국토의 정중앙이 위치해있다고 한다.

 

(인제 편)

자작나무 숲으로 가는 길은 인제군 남면을 거쳐야 하는데 신기하게도 여기 지명은 '신남'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표지판에도 신남이라고 한다. 실제 그 이유를 찾아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을 알 수 있다.

신남면(新南面)은 인제군의 일부가 북위 38도선 이남에 남으면서 홍천군에 편입되었던 시절의 행정구역이다. 오늘날의 인제군 남면에 이른다. (출처: 위키백과)

결국 과거 지명이라고 볼 수 있다.

 

어쨌든 신남으로 가다 보면 그 유명한 인제 신남 표지판을 볼 수 있다. 이게 또 국도 여행의 재미 아닐까. 자매품으로 가다보면 홍천 신남도 보인다.

인제 신남!

S와 터널의 도시, 국토정중앙면, 인제 신남 등의 이야기를 하며 드디어 자작나무 숲에 도착했다.

 

2)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 숲

올 때는 한적하게 온 것 같은데 막상 자작나무 숲 주차장으로 가보니 차들이 정말 많다. 그래도 주차 안내해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금세 주차를 했다. 겨울에 눈이 쌓이면 관리소 직원분들이 아이젠을 착용하고 가시라고 계속 방송을 하신다. 자작나무 숲이 한 시간 정도 등산을 한 뒤에나 나오고 생각보다 경사가 있어서 눈이 쌓인 산을 갈 때는 아이젠을 착용하기를 추천한다. 아이젠이 없다면 근처에 임시 아이젠을 5000원에 파는 곳이 많으니 사서 착용하면 된다. S와 나도 근처 가게에서 아이젠을 사서 착용하고 올라갔다. 진짜 없었으면 큰일 날 뻔했다. 꼭 착용하시기를 바란다.

(왼쪽) 올라가는 길 입구에 뜬금없이 말이 한 마리 있다..? (오른쪽) 입산 안내 표지판

겨울에는 입산 통제 시간이 빠르니 아침 10시 정도에는 등산하면 좋을 것 같다. S와 나는 10시정도에 오르기 시작해서 자작나무 숲에서 놀고 내려오니 1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대부분 화장실이 동파 때문에 운영이 안되고 있으니 화장실에 한번 들렀다가 등산하기를 바란다.

등산 코스

등산 코스를 보면 알겠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자작나무 숲까지 원정임도(파랑)를 따라가다가 자작나무 진입코스(초록)를 타고 이동한다. 자작나무 진입코스 전까지는 경사가 상당히 있어서 안내 코스대로 천천히 가면 1시간 30분 정도 갈 거리이다.

(왼쪽) 등산 초입 부 (오른쪽) 자작나무 진입코스에 거의 다 와서

위에서 보면 알겠지만 추울까 봐 껴입었는데 오르다 보면 마스크도 젖고, 눈썹에 물이 맺혀 있다 얼고, 이 날씨에 더워서 외투를 풀어헤치고 가시는 분들도 있다. 그럼에도 채비를 잘하고 가야 하는데 내려오는 길은 춥다. 힘들어하는 S를 끌고 자작나무 숲까지 한 번만 쉬고 올라갔는데 나중에 S가 싸울 뻔했다고 말했다. S는 마음이 사자같이 넓다.

올라가면서 눈도 여기저기 녹아 있고 자작나무 숲이 있기는 한 걸까 하면서 오르는데 자작나무 숲에 진입하면 와~ 하는 말 밖에 안 나온다. 고생한 게 잊힐 정도로 아름다운 모습이 펼쳐진다. 사람들도 여기저기서 사진 찍느라 정신이 없을 정도이다.

자작나무 숲 초입부

눈과 자작나무의 조합은 틀릴 수가 없는 조합이다. 사진을 찍다 보니 느낀 거지만 흰 배경에서는 밝은 아이보리, 흰색 옷이 정말 잘 나온다.

(왼쪽) 자작나무 숲에서 한 컷 (오른쪽) 누군가 눈오리를 올려두었다.

자작나무 숲 초입부에서 언덕을 하나 넘어가면 바로 그 움막이 나온다. 인스타에서 핫한 눈과 자작나무 움집 조합이다. 다들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서 있다. 다들 이쁜 사진을 남겨주기 위한 매너가 좋다.

움집

여행지에서는 사진을 부탁하는 건 즐거움이 된다. 내가 부탁해도 너무나도 당연하게 찍어주시고, 내가 부탁받으면 나도 열심히 가로 구도로, 세로 구도로 찍어준다. 포토 스폿을 모르겠으면 커플들이 사진 찍는 곳으로, 사람들이 줄 서 있는 곳으로 가면 된다. 그리고 커플사진은 커플들이 잘 찍어준다.

처음 카메라를 사며 샀던 책(미러리스 사진 관련 책)에서는 작가의 말이 기억났다. 여행지에서 나의 사진 모델이 되어준 사람에게 나의 사진을 즉석으로 뽑아서 나누어주라고. 여행지에서 사진으로 고마움을 표현하는 것이 아닐까. S와 나를 찍어준 한 커플에서 나도 즉석카메라로 한 장 찍어서 고마움을 표현해보았다. 내가 이쁘게 못 찍어 못생기게 나왔다고 하면서도 좋아하며 품에 넣으시는 걸 보고는 잘했다고 생각했다.

움집에서 S의 인생 샷을 남겨주기 위해 최선을 다해 사진을 찍었고 S가 만족할만한 사진을 남겼다. 내 할 일은 다했다!

 

아름다운 풍경에서 한참을 사진 찍으며 놀다가 천천히 내려오니 벌써 오후 1시가 넘었다.

배가 고프니 밥 먹으러 가야겠다. 인제는 황태다.

 

4. 부흥 식당(http://naver.me/5lZ7JzmJ)

다음 코스인 속초를 가는 길에 부흥 식당에 들렀다. 덕장과 식당을 겸해서 하는 곳이다. 여기는 인제 용대리 황태마을에 위치해 있다. 여기는 황태정식이 유명하다. 주차공간은 차고 넘친다.

(왼쪽) 식당 입구 (오른쪽) 맛집 판별기

들어서자마자 맛집이라고 판별이 되는데, 맛집이라면 응당 있어야 할 재료 소개와 효능이 쓰여있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이런 글을 읽어보면 알고 먹게 돼서 그런지는 몰라도 더 맛있다. 인제에서 대한민국 황태의 70%가 생산된다고 한다.

황태구이 정식 전경

황태정식은 정말 강력추천이다. 일단은 밑반찬은 산채나물들 맛이 정말 좋다. 나는 원래 밑반찬으로 나오는 나물들은 손을 잘 안다는데 여기서는 거의 다 먹었다. 무엇보다 기본찬으로 나오는 황탯국이 정말 진하고 맛있다. 국물을 좋아하는 S는 한 번 더 리필해서 먹었다.

메인 메뉴 황태 더덕 구이

메인 메뉴인 황태구이는 더덕구이랑 같이 나오는데 더덕구이도 맛이 기가 막히다. 황태구이와 더덕구이, 산채나물과 황탯국까지 먹으면 양이 부족하지는 않다. 가격도 12000원이면 혜자 아닐까.

여기서 떠나기 전 부모님에게 줄 황태 한 봉지와 여기 식당에서 구이 할 때 쓰는 소스도 한병 사서 갔다. 부모님이 황태 빛깔이 너무 좋다고 좋아하셨다. 사실 나는 잘 모르지만 부모님이 좋아했으면 잘 산거다.

 

밥 먹고 산책 겸으로 주변을 돌아다녔는데 여기에 인공빙벽?장이 있었다. 사설로 운영되는지 군에서 운영하는지는 모르겠는데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빙벽을 타고 있어서 한참 멍하게 지켜보다가 속초로 출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