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늉의 연구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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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제주도 일주일 살기 1) 제주 여행의 요약과 의의

OrtSol 2021. 11. 9.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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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에 제주도는 한 번도 가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고등학교 2학년 남고생 250명이 한 번에 갔던 그곳, 직장 생활 과정에서 꼭 가야 했던 스트레스 가득했던 그곳은 제주도가 아니었다. 버스를 타고 우르르 내려 우르르르 몰려다니고 우르르르르 다시 돌아왔던 곳일 뿐이다. 이젠 그때의 기억도 희미하고 사진도 남아 있지 않다. 기억나는 거라면 고등학교 때는 민속촌 말뼈 가루? 직장 생활 때는 관광버스가 사고 났던 일 정도? 그래서 그런지 주변에 제주도 다녀온 사람들이 애월이 어쩌구, 우도가 저쩌구 하는 이야기에 공감도 상상도 할 수 없고 눈만 껌뻑였다.

S와의 2주년 기념으로 금,토,일 3일에 걸쳐 제주도에 가게 되었다. 금요일 6시 비행기, 일요일 오후 4시 비행기이다. S가 짜준 코스로 갔던 제주도는 이전의 제주도와는 다른 곳이었다. 어딜 가도 검은 돌들과 녹푸른 바다가 있었다. 그리고 그런 바다 옆에 야자수로 꾸며진 해안도로도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거기는 제주의 동쪽이었다. 이때 처음으로 우도와 함덕을 남들에게 말할 수 있는 경험이 생겼다.

직장 생활 7년 만에 일주일을 비울 수 있었다. 코로나 시국에 해외 길이 막혀 선택지가 제주도인 상황, 2주년 기념 여행의 즐거운 기억, 제주도에 대한 결핍은 S와의 1주일 여행을 계획하게 했다. 여행 뒤 다시 현생에 치여 살다 이제서야 겨우, 여행에서 돌아온지 3개월이 넘어서야 여행기를 남길 수 있게 되었다.
이번 여행에서 처음으로 머리가 순백으로 하얗게 비어버리는 경험을 했다. 모 가댓은 <행복을 풀다>에서 머리를 비우는 경험이 행복한 상태를 만들어낸다고 한다. 나의 생각과 상상으로 만들어지는 환상들(내일 무엇을 해야지? 라던지 집에 가면 설거지를 해야지 라던지..) 대신 눈에 보이고 귀로 느끼는 것들이 뇌를 가득 채울 때 머리를 비울 수 있고 행복해질 수 있다고 한다.

모 가댓 <행복을 풀다> P.102
우리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꽥꽥대는 오리의 입을 다물게 할 방법을 나에게 추천해달라고 한다면, 뇌가 생각하거나 평가하고 판단할 수 없는 것, 즉 뇌가 지켜볼 수밖에 없는 것으로 뇌를 넘치도록 채우라고 답할 것이다. 쉽게 말하면, 외부의 것에 관심을 집중하라는 뜻이다. 어떤 것도 무심히 지나치지 마라. 사소한 것도 간과하지 말고 주변의 모든 것을 주의 깊게 관찰하라 당신이 갓난아이였을 때 이렇게 했다. 그저 지켜보기만 하라.
모 가댓 <행복을 풀다> P.103
외부의 세계의 신호들로 뇌를 가득 채우면, 뇌는 부글거리는 환상에서 살아가는 삶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

이번 일주일간의 제주 여행에서 나의 뇌는 내일 무엇을 해야 하지 라는 생각 대신 초록과 짙은 푸른 바다를 가득 채우고 바닷바람에 잔뜩 절여져서 왔다. 그리고 육지로 돌아오는 배에서 '다시 가고 싶다. 열심히 일해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실제 8일간의 여행에 대한 요약은 다음과 같다.

1. 백신
S는 특수 종사자로 나보다 일찍 백신을 맞게 되었다. 나는 예비군 특혜로 얀센을 맞을 기회가 생겨 후다닥 맞아버렸다.

2. 차와 운송수단

당시 제주도 렌터카 비용이 1주일에 120만원선이었다. 그리하여.. 비행기를 포기하고 배를 선택했다. 당시 2인 제주도 비행기 왕복 비용이 36만 원, 차량 선적료를 포함한 2인 크루즈 왕복 비용이 36만 원이었다.
결국 배를 타고 내 차량을 선적하면 렌터카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되는 것이었다. 시간적인 소모는 있겠지만 장기간의 여행인 만큼 익숙한 내 차량을 이용하는 것이 더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내 차량은 SUV 차량이었고 결과적으로 이 선택은 옳은 선택이었다.


제주도 왕복 크루즈 관련 정보 - 씨월드 고속훼리(http://www.seaferry.co.kr/)

3. 숙소

전반적인 일정은 서쪽으로 돌아 남쪽에서 일정을 끝내는 것으로 생각하고 갔다. 숙소 예약은 처음 3일만 예약하고 이후는 현장에서 1~2일 전에 예약을 했다. 일정 또한 첫 3일만 일정을 두고 나머지 기간은 가고 싶은 곳만 찍어두고 그때 상황에 맞추어서 이동하였다. 여행에서 이용한 숙소는 다음과 같다. 1일 차는 서쪽부터 시작하여 해변을 따라 남쪽으로 슬슬 움직였다.

1일 차: (숙소) 애월 토비스 콘도(http://naver.me/GlV7PXx0)
2,3일 차: (숙소) 그린비치 펜션(금능해변 근처)(http://naver.me/52lcbggU)
4일 차: (숙소) 협재해변 펜션(http://naver.me/GUvtBUBb)
5일 차: (숙소) 미르빌 펜션(산방산 근처)(http://naver.me/FS6OwoYv)
6,7일 차: (숙소) 바다풍경 펜션(http://naver.me/FwnvoDfm)

출처: 네이버지도

대략 이런 느낌으로 바다를 따라서 숙소를 이동하였다.

4. 일정

여행 일정은 3일 차까지만 생각하고 나머지 일정은 루즈하게 구성했다. 일부 예약이 필요한 일정만 예약을 하고 일정에 맞춰서 4일 차부터는 보다 즉흥적으로 여행을 했다. 4일 차부터의 일정은 S가 정말 많이 도와줘서 즐거운 일정이 되었다. 아래는 1일 차~8일 차까지의 일정이다.

1일차(https://sungnyung-journal.tistory.com/8)
(목포 여행) 코롬방 제과점 - 근대역사박물관 - 연희네 슈퍼 - 해빔 - 커피 창고로 - 갓바위 - 고하도 전망대 - 목포항 국제 여객 터미널 - 숙소(애월 토비스 콘도)

2일차(https://sungnyung-journal.tistory.com/13)
랜디스 도넛 - 허상점 - 애월 카페거리(투명카약) - 카페 노티드 - 아르떼 뮤지엄 - 메밀애 - 숙소(그린비치 펜션)

3일차(https://sungnyung-journal.tistory.com/15)
협재해변 산책 - 금능 으뜸원 해변 물놀이 - 수우동 - 제주맥주 공장 - 금능해변에서 협재해변까지 산책 - 숙소(그린비치 펜션)

4일차(https://sungnyung-journal.tistory.com/19)
아침 금능해변 물놀이 - 금능샌드 - 신창 풍차 해안 드라이브 - 싱계물 공원 - 우호적 무관심 - 제주도립 김창열 미술관 - 숙소(협재해변 펜션) - 영진 보말 칼국수 - 금오름(금악오름) - 숙소(협재해변 펜션)

5일차(https://sungnyung-journal.tistory.com/22)
오설록 티 뮤지엄 - 제주 곶자왈 도립공원 - 식과 함께 - 숙소(미르빌펜션)

6일차(https://sungnyung-journal.tistory.com/23)
송악산 둘레길 - 영해 식당 - 휴일롯 - 숙소(바다풍경 펜션) - 서귀포 매일 올레시장 - 숙소(바다풍경 펜션)

7일차(https://sungnyung-journal.tistory.com/24)
허니문하우스 카페 - 정방 폭포 - 스틸 네거티브 클럽 - 중문해수욕장 - 제주제트 - 숙성도 중문점 - 바다다 - 숙소(바다풍경 펜션)

8일차(https://sungnyung-journal.tistory.com/25)
제주공항 파리바게트 - 심이네 고사리 육개장 - 수풀 - 애월 카페거리 - 도두 무지개 해안 도로 - 제주항 - 목포항 - 집


5. 제주도의 특수한 상황과 올림픽

제주는 식당과 가게들이 일찍 닫는 편이어서 7시가 넘어가면 식당들이 많이 문을 닫아서 저녁에는 딱히 일정이 없다. 그래서 저녁을 일찍 먹고 석양을 보다가 숙소로 들어오면 8시에서 8시 반 정도가 된다. 그래서 숙소에 돌아와서 다음날을 준비하게 된다. 일주일간의 여행에서 대부분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서 움직였다. 그래서 그런지 일주일간의 여행이 그리 피곤하지는 않았다.
마침 올림픽 시즌이어서 일주일간 저녁시간에 올림픽을 보며 즐거운 저녁을 보냈다.